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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길 위로 글 #1 (그래도, 사랑 - 정현주)퇴근 길, 좋은 글 2020. 3. 9. 18:00
오늘은 아름다운 글을 하나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책인데요, '그래도, 사랑'이라는 책의 한 구절을 읽던 중,
퇴근 후 지친 우리들을 따뜻하게 녹일 만한 내용이 보여 소개드립니다.
오늘도 월요병으로 힘드셨겠지만 사랑으로 위로받는 월요일이 됐기를 바랍니다.
여자는 오늘 새 구두를 신고 꽤나 걸었다.
발이 아팠으나 해야 할 일이 밀려
걷는 일을 멈출 수는 없었다.
구두가 조여 눈물이 날 지경이 되었을 때에야 일이 끝났다.
눈물이 날 지경이 되었을 때에야 일이 끝났다.
서둘러 택시를 잡아타고는
뒷자리에 몸을 묻은 채 힘없이 창밖을 바라보았다.
밤이 깊어도 도시는 분주했다.
눈물이 날 것 같아
여자는 전화기를 꺼내 오래된 연인에게 메세지를 보냈다.
'새 구두를 신었더니 발이 많이 아파.'
그리고 잠시 후,
택시에서 내렸을 때
여자는 자신의 낡은 운동화를 들고
집 앞에 서서 기다리를 남자를 만났다.
익숙한 신을 신고 나니 깊게 숨이 쉬어졌다.
살 것 같다며 웃는 여자에게
남자는 '오늘 참 예쁘다'고 말해주었다.
그건, 그 사람 방식의 위로였다.
여자는 웃으며 남자의 팔짱을 끼었고
마주 닿은 팔 사이로 유난히 따뜻한 평화가 흘렀다.
여자는 생각했다.
'시간과 함께 낡아질 것을
걱정하지 않고 깊어지면 된다.'
하루하루 깊어지고 편안해지며
이제는 무엇엇으로도 바꿀 수 없게 된 남자가 옆에 있어
여자는 고마웠다.
아픔을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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