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왕 내일 출근 해야하는 김에 - 직장인이라서 '굳이' 좋은 점들 (퇴사 전 읽어야할 글)카테고리 없음 2020. 2. 26. 16:22
아이고, 내일 회사를 가야 하네. 한숨만 나오고 짜증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래도, 이왕, 내일 회사 가야하는 김에, 긍정적으로 생각할 방법이 없을까? 그래, 회사를 다니면 좋은 점을 (굳이 찾아내자면) 적어봐야겠다. 아무래도 부정적인 마음으로 가는 것보다는, 기분 좋게 가는 편이 낫지 않겠는가? 일종의 자기 최면을 해보는 것이다. 자, 골똘히 생각해본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식비를 지출 하는 데에 여유가 생긴다는 것. 필자는 취업한지 갓 1년이 넘은 사회 초년생이다. 불과 1년 전만해도, 즉 그저 평범한 대학생이었을 때, 밥 한 끼 먹는데 벌벌 떨었다. 매달 용돈 30만원으로 버티며, 매일 대학교 식당에서만 끼니를 떼우곤 했다. 그러면 어쩌다가 도저히 학식을 먹기 싫을 때가 있었다.
그럴 때는, 근처 식당으로 향했다. 그리고 메뉴판을 보면, 쭈뼛쭈뼛 서서 꼭 우선 '메뉴→가격' 순으로 보고는, '가격→메뉴' 순서로 다시 보며 갈등을 하다가, '그래, 어차피 칼로리 충전인데 아무거나 먹자!' 하며 다시 학식을 먹기 위해 돌아가곤 했다.
'모자란 것'과 '과한 것을 줄이는 것'에 대한 불편함은 천지차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회사에 무료 구내식당이 있어 편히 먹을 수도 있거니와, 이따금씩 파스타, 돈까스 등 다른 메뉴가 당길 때는 밖으로 나가 사먹으면 된다. 돈이 남아도냐고? 물론 남아 돌진 않지. 그래도 부족하진 않다.
과소비는 좋지 않지만, 음식을 위해 충분히 소비할 돈조차 없는건 아니지 않은가? '모자란 것'과 '과한 것을 줄이는 것'에 대한 불편함은 천지차이다. 이렇게 직장인이 되니, 일정 수입이 생기고, 최소한 먹는 데에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물론, 주말도 예외는 아니다. 과감하게 '배달앱'을 들어가 룰루랄라 우리집 주변 맛집을 검색한다.
배달팁? 그것쯤이야! 내 뱃속이 더 소중한걸!
항상 내 눈에는 '낮은 가격순'필터가 걸려있었다.
다음으로는 내가 좋아하는 여행을 다닐 수 있게끔 해준다는 것. 필자는 여행 다니는 걸 무척이나 좋아한다. 학생 시절에도 물론 여행을 다녔다. 누구의 돈으로? 내 돈 (조금)+ 부모님 돈 (대부분)으로. 군대에서 월급을 100% 적금으로 넣어뒀었다. 그리고 제대함과 동시에 당시 모아둔 돈과 부모님의 도움을 합쳐서 스페인 유학을 다녀왔다.
현지에서 생활할 당시 죄송한 마음이 많이 있다보니, 용돈은 최소한만 보내달라고 말씀드렸다. 한달 용돈 30만원. 하루 평균 1만원 정도만 썼던 것 같다. 마트에서는 항상 내 눈에는 '낮은 가격순'필터가 걸려있었다. 다행히도 스페인은 식료품을 포함한 소비재 물가가 낮아서 버틸만 했던 것 같다.
나도 잘 안다. 내 경우는 매우 '잘 풀린' 케이스란 것을. 주변에서는 이 마저도 힘들어서 비행기 한 번 타보지 못한 친구들이 있었다. 그래도 그 친구들도 어느덧 모두 떳떳한 직장인이 되었다. 간혹 만나며 근황 이야기를 하곤 한다. 무슨 이야기를 할까? 회사욕도 할테고, 즐거운 이야기도 할테다. 그래도 흥미로운건, 회사욕을 하는 시간보다, 여행 계획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더 길다는 것이다.
"더럽고 치사하게 회사 다니고 있긴 한데 그래도 여행은 다닐 수 있어서 좋네!"
물론 직장을 다니면서, 이전처럼 1달 이상 길게 여행을 갈 시간적 여유는 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제 직장 2년차인 필자는, 평소에 눈치를 조금씩 보다가 금요일 연차를 하루 내고 4일간 주변 국가로 놀러다니곤 한다. 그리고 이제, 올해부터는 새로운 목표가 있다.
이제는 일주일치 여행을 매년 다니는 것이다. 유럽,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어디든 좋다! 설레는 여행 계획을 짜면서 지긋지긋 회사의 무거운 공기를 극복해봐야겠다.
그래도.... 내일이 월요일이라니..
휴. 내일이 월요일이라니!